비 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철에 자동차 유리창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뿌옇게 흐려진 유리창을 다시 맑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여름 장마철이나 비 오는 날에 자동차 유리창이 뿌옇게 흐려지는 원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공기가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 포화 수증기량
맑은 날에는 빨래가 잘 마르지만 흐린 날에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습니다. 젖은 빨래가 마른다는 것은 빨래에 있던 물이 수증기로 변하여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현상입니다. 흐린 날에는 왜 증발 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것은 공기 중에 존재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1 kg의 공기가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을 g으로 나타낸 것을 포화 수증기량이라고 합니다. 공기가 수증기를 최대한 포함하고 있는 상태를 포화 상태라고 하며, 덜 포함하고 있다면 불포화 상태, 최대치를 넘어 과도하게 포함하고 있다면 과포화 상태라고 합니다.
맑은 날에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포화 수증기량보다 더 적게 포함되어 있는 불포화 상태로,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증발 현상이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흐린 날에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포화 수증기량만큼 많이 포함되어 있는 포화 상태로,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증발 현상이 일어나기 어려운 것입니다.
온도에 따른 포화 수증기량
사실 증발 현상이 일어날 때 물 표면에서는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증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결 현상도 일어납니다. 물 분자 중 일부가 증발에 필요한 운동 에너지를 얻으면 증발하고, 수증기 분자 중 일부가 분자 간 충돌 등에 의해 운동 에너지를 잃으면 응결됩니다. 증발량이 응결량보다 많을 때 우리는 눈으로 증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으며, 증발량과 응결량이 같을 때 우리는 눈으로 아무런 변화도 관찰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동적 평형이라고 합니다.
만약 응결량이 증발량보다 많다면 어떻게 될까요? 냉장고에 있던 차가운 음료를 식탁 위에 놓아두었을 때 음료수 바깥 표면에 미세한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철에 자동차 유리창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 또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바로 응결 현상입니다. 언제 응결량이 증발량보다 많아질까요? 그것은 포화 수증기량 곡선, 즉 온도와 1 kg의 공기에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포화 수증기량은 증가하는데, 그 이유는 온도가 높을수록 운동 에너지가 활발해진 물 분자와 수증기 분자의 수가 많아지고 결국 더 많은 분자가 증발과 응결에 참여하면서 동적 평형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수증기가 응결하기 시작하는 온도, 이슬점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동일한 조건에서 기온이 높아지면 포화 수증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증발이 잘 일어나고, 반대로 기온이 낮아지면 포화 수증기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수증기가 포화 상태에 하면서 증발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기가 포화 상태에 도달한 후에 기온이 더욱 낮아지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해당 온도의 포화 수증기량을 넘어 과도하게 포함되어 있는 과포화 상태가 되므로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는 더 이상 수증기로 존재하지 못하고 물로 변하는 응결 현상이 일어납니다.
냉장고에 있던 차가운 음료를 식탁 위에 놓아두면 음료수 주변에 있던 공기가 차가운 음료수 표면에 닿으면서 공기의 온도가 낮아집니다.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면 포화 수증기량이 감소하면서 공기 중의 수증기는 포화 상태를 넘어 과포화 상태가 되므로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결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기 시작할 때의 온도를 이슬점이라고 합니다. 온도에 상관없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동일하다면 수증기가 포화되기 시작하는 온도, 즉 응결하기 시작하는 온도인 이슬점은 같습니다.
비 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철에 자동차 안의 온도는 자동차 바깥의 온도보다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자동차 유리창에 닿으면서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고 공기가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 즉 포화 수증기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 자동차 안의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는 물로 변하여 자동차 유리창 안쪽에 미세한 물방울이 맺히는 응결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상대 습도를 조절하는 방법
같은 온도 조건이라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많을수록 습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기 중에 존재하는 실제 수증기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실제 수증기량이 같은 조건에서 온도가 더 높다면 포화 수증기량은 증가하므로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빨래가 더 잘 마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습도를 더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현재 기온에서의 포화 수증기량에 대한 실제 수증기량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 습도 개념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상대 습도를 조절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상대 습도에 영향을 주는 온도와 실제 수증기량을 변화시키면 상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건조할 때는 온도를 낮추거나 수증기를 공급해 주면 됩니다. 온도를 낮추면 포화 수증기량이 감소하므로 상대 습도는 증가합니다. 또한 가습기를 이용하여 공기 중에 수증기를 공급하면 상대 습도는 증가합니다. 습할 때는 온도를 높이거나 수증기를 제거해 주면 됩니다. 온도를 높이면 포화 수증기량이 증가하므로 상대 습도는 감소합니다. 또한 제습기를 이용하여 공기 중에 수증기를 제거하면 상대 습도는 감소합니다.
자동차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을 제거하는 방법
자동차 유리창 안쪽에 미세한 물방울이 맺히면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곧바로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자동차 유리창 안쪽에 미세한 물방울이 맺혔다는 것은 자동차 안의 공기가 매우 습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온도와 수증기량을 조절하면 맺힌 물방울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동차 히터를 이용하여 자동차 안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온도를 높이면 포화 수증기량이 증가하므로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유리창이 맑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자동차 에어컨 오토모드를 이용하여 수증기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에어컨은 온도를 낮추기 때문에 오히려 포화 수증기량이 감소하여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는 응결 현상이 일어난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컨은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기 중의 수증기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에어컨은 공기를 빨아들인 다음 냉각기로 통과시켜 공기의 온도를 냉각시킵니다. 공기의 온도가 이슬점 아래로 떨어지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물로 변해 물통에 떨어져 모입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뜨거웠던 공기는 에어컨을 통과하면서 수증기가 제거되고 차가워진 공기로 변하여 자동차 내부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 에어컨 오토모드는 차량 외부에 있는 센서가 일사량을 감지하여 차량 내부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습도나 바람의 세기 역시 적절하게 제어하여 차량 내부의 공기 상태를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에어컨 오토모드를 사용하면 습기를 자동으로 조절하여 자동차 유리창이 맑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